01. 이동혁과는 각자 저녁을 먹은 뒤 번화가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여덟 시까지 만나기로 했다. 살다 살다 내가 얘랑 단 둘이 만나는 날도 오고. 열 여덟의 여주는 상상이나 했을까. 카페에 먼저 도착한 건 나였고 두리번거리며 들어온 건 이동혁이었다. “여기!” “미안. 늦었지.” “아니야.” “잠깐만. 나 커피 좀 시키고 올게. 너 시킨 거야?” “응...
01. 도대체 이 나이 먹고 엄마랑 싸우기는 왜 싸우냐고. 머리에 까치집을 품고서 대빨 나온 입으로 토스트를 먹는 오빠의 등짝을 내리치며 잔소리를 따발총처럼 내뱉었다. 그리고 뭐 얼마나 크게 싸웠길래 그랬냐고 물었는데 생각보다 별거 아닌 이유라 어이가 없었다. “엄마가 자꾸 나도 독립하라고 그러잖아.” “애냐? 그렇다고 무슨 동생 집에 쪼르르 달려와서 재워...
01. 열일곱 살의 재민은 해바라기 같은 짝사랑을 시작했다. 상대는 바로 이름도 성도 제대로 모르는 옆 반의 어떤 여자애. 그 애를 좋아하게 된 데에 아주 특별하거나 큰 이유는 없었다. 02. 우리 왜 다 다른 반이냐. 함께 등교를 하던 혁진은 양옆의 재민과 동혁을 바라보며 툴툴댔다. 사실 재민은 혁진과 다른 반이 된 데에는 큰 아쉬움이 없었지만 동혁과 떨...
01. 이렇게 마주쳐야 할 운명이었던가. 이동혁은 수상하게 등을 돌리고 있는 내 존재를 신경도 쓰지 않는지 콧노래를 부르며 하나씩 올라가는 숫자만 빤히 바라봤다. 아니, 나재민 설마 진짜 설마 일부러 둘 다 부른 건 아니겠지? 저번에 뻔뻔하게 괜찮으면 같이 만나자고 말했던 걸 이렇게 빨리 행동으로 옮긴다고? 그런 거라면 미리 말을 해주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01. 내일 뭐하냐 저녁에 밥 먹자 난 암것도 없어 가능한 나 약속 있어 누구랑? 누구랑? ;;; 궁금해하지 마 저녁 약속 생겼어ㅡㅡ 나 느낌이와 정말 딱왓ㅇ,ㅁ 뭔 느낌 ㅠ 나재민이지 .... 어떻게알앗어 오 진짜네 걍 찍어봣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너 나재민이랑 친해졌어? 아니 뭐... 친해졌다기 보다는 이제 이웃이니까 오가며 보고 아니 어제 나재민이 나 ...
01. 열일곱 살의 나는 해바라기 같은 짝사랑을 시작했다. 상대는 바로 같은 반 남학생 이동혁. 처음 봤을 때부터 호감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이동혁은 그 나이대 남자애들처럼 장난기가 많았고 꽤 짓궂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이동혁 진짜, 하지 말라고. 너 죽는다. 하면서도 몇몇 여자애들은 입꼬리를 내리지 못하고 수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야, 이동혁 진짜...
01. 반에 하나쯤은 안 친한 친구가 있기 마련. 나에게는 그 친구 중 하나가 나재민이었다. 02. 나재민과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나는 그저 평범한 학생에 속했고 나재민은 잘생겨서 유명했다. 나 또한 같은 반이 되기 전에도 이름을 알았으니까. 그래서 나재민과 같은 반이 된 것에 대해 아주 기뻐하는 여자애들도 있었고 그 어떤 관심도 없는 여자...
01. 배차간격 이삼십 분은 기본. 한 시간이면 그저 감사합니다 소리를 내야 하는 곳. 환승 한 번이면 금상첨화다 싶은 곳. 경기도가 그러하다. 누가 경기도 사람들은 인생의 절반을 대중교통에서 보낸다고 그러던데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서울을 나갈 때마다 서울에 살고 싶다고 입이 바싹 마르도록 말 한 게 몇십 년째인지 모를 일이다. 그럴 거면 독립 하라는 ...
🎄본인이 생각한 멤버 없어도 울지 말기🎄 “뭔 놈의 카톡이 이렇게 많이 왔어...” 여주야 눈 온다 첫 눈 오는 이런 오후에 너에게 전화를 걸 수만 있다면 오전 11:12 기쁠텐데... “.....왜 이래 진짜.” ? 노래방인가.. 오후 13:05 미안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아픈데는 없고? 벌써 일 년이 지났는데 난 아직 미련 가득해서 “쓸쓸해” 어느새 혼...
그러니까 여주는 민형 선배와 재회 할 줄 몰랐다. 01. “선배, 안 나오셔도 돼요.” “그러면 이거만 챙겨가. 너 주라고 했어.”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 여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형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카페의 문은 굳게 닫혔다. 그리고 여주는 두 손에 고이 쥐어진 초코쿠키를 빤히 바라봤다. 이 집 쿠키를 그렇게 좋아...
그러니까 여주는 민형 선배를 좋아할 생각은 없었다. 01. 큰 꿈을 가지고 입학한 대학에는 별 다를 게 없었다. 물론 큰 환상도 없기는 했지만 너무 별거 없어서 없던 환상마저 깨지는 수준이었다. 개중에는 대학 가면 잘생기고 좋은 남자 만날 수 있다던 어른들의 말도 한몫했다. 여주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했다. 없구만. 그리고 학기 ...
소소하고 미지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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