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우리가 함께 새로운 마음으로 지낼 또 다른 계절 여름. 날이 더워지고 몸에 슬슬 열이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이제노는 꾸역꾸역 곁에 눅진하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밖에서는 손만 잡는 정도로 끝나지만 집에서는 옆으로 안았다가 뒤에서 안았다가 앞에서 끌어안았다가 몸의 한 부위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 나는 사람처럼 굴었다. “제노야, 나 더운데....
오늘 본가에 가 아버지를 만난다는 말에 차마 전화는 하지 못하고 퇴근 후 메시지를 남겼는데 이제 나온 건지 전화를 걸어 나를 보러 오겠다고 했다. 사실 피곤하기는 했지만 보고 싶었다. 게다가 이제노 또한 나를 보고 싶다고 했으니. 이제노가 보고 싶다는 말을 먼저 하기도 하고. 이제노는 제 마음을 서툴지만 착실하게 전달했다. 이제노의 연락을 기다리며 화장대에...
솔직히 머쓱했다. 그렇게 이별하자고, 사적으로 엮이지 말자고 못되게 굴고 또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해놓고 이제 와서 얼굴을 쓰다듬어주고 있는 꼴이라니. 한 입으로 두말 하는 대회를 나간다면 아마 일등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이제노를 모른 체 할 수가 없었다. 애써 내가 외면하고 무시하고 있던 속내를 알고 나니 모든 힘이 풀려 이제노에게 안...
이걸 후련하다고 해야 하는 건가. 결국 한국에서의 모든 일을 정리하고 영국으로 떠나기로 했다. 이전에 다녀왔던 나라이기도 하고 아버지는 아직 정정하시니 내가 경영권을 물려받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 그때까지 아예 그 곳에서 일을 하며 자리를 잡을 생각이었다. “사실상 아직 십 년은 넘게 남았으니까요. 영국에서도 배워보고 몇 년 있다가 본사로 돌아...
수많은 취재진.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뉴스 어디선가 봤던 낯익은 얼굴들과 슬퍼 보이지는 않지만 예의상 온 것 같은 사람들의 인터뷰. 그리고 그 앞에서 쭈뼛대며 서 있는 우리. “근데 저희가 오는 게 맞아요? 정말?” “괜히 왔나? 분위기가 영....” “들어가는 순간 우리한테 시선 집중 될 것 같지 않아요?” “그냥 파트장님 지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늘 같은 생일. 무엇 하나 달라진 게 없었지만 변화를 찾아보자면 내년부터는 초 앞자리에 ‘2’ 가 올라 올 일이 없다는 점과 이제는 내 옆에 박지성이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동혁과 도희는 암묵적으로 나와 박지성이 썸을 타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밥을 먹으러 가도 카페를 가도 박지성의 엉덩이를 툭 치며 내 옆으로 가게 만들...
타이쿤 단편 시리즈👇🏻 계란빵 타이쿤 https://posty.pe/5i6xhx 타코야끼 타이쿤 https://posty.pe/9oq6dx 호떡 타이쿤 https://posty.pe/psdl0r 01. 붕어빵 장사 같이 하는 친누나와 친누나 친구 a.k.a 붕어누나 “네 동생이 붕어빵 세개 빼달래.” “미친 소리 하지 말라 그래.” 02. 친누나 대신 몰래...
어떻게 발버둥을 쳐도 이제는 반박할 수 없는 이십 대의 끝 스물아홉. 솔직히 어떤 나이가 되더라도 의미부여 하는 일이 없었는데 ‘아홉수’ 라는 게 사람을 참 복잡하게 만드는 듯했다. 이건 비단 나의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바쁜 프로젝트가 있다던 도희 때문에 연초에 만나지 못하고 겨우겨우 시간을 맞춰 중순에 자리를 만들었다. 우리가 스물에 만났는데 어쩌다가 스...
타이쿤 단편 시리즈👇🏻 계란빵 타이쿤 https://posty.pe/5i6xhx 타코야끼 타이쿤 https://posty.pe/9oq6dx 2022년 11월 “야, 너네 저기 호떡 파는 오빠 봤어?” “호떡 파는 오빠? 아저씨 아니고?” “아니! 주인이 바뀌었다니까? 근데 그 오빠 그냥 이게 이게 미쳤음. 호떡 굽다가 캐스팅 각임.” 소녀 하나가 손바닥으로...
그 애와 헤어지고 꽤 오랫동안 후회를 하며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헤어짐이 그 애를 위한 선택이 맞았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애의 얼굴을 다시 마주하고 나서 문득 떠오르는 건, 왜 회피만 했지 라는 생각이었다. 왜 그 상황을 깨려고 하지 않았지? 정신마저 어렸던 나는 그 애를 지켜보겠다고 온 몸을 던져 막아보거나 대신 상처 입어보거나 그 어떤 것에 ...
“뭐야, 왜 왔어?” “하나도 안 반가운 눈치?” “아니, 반갑지 당연히. 근데 무슨 쉬는 날까지 나왔어.” “저녁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우리.” 오늘 어머니 생신이라 휴가를 냈다고 하더니 내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 앞으로 마중을 나와 있었다. 온다는 말은 없었던 터라 조금 당황했을 뿐이지 반갑지 않은 건 아니었다. 박지성은 내가 이제노를 마주한 날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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